노인요양기관 - 성이시돌요양원 -
 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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멋쟁이 신부님과 멋쟁이 어르신....
글쓴이 : 곰돌이푸 날짜 : 2012-07-31 (화) 21:51 조회 : 718
우리 요양원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는 목욕을 하지요.
한번도 거른 적 없는 그 행사 아닌 행사에
모든 어르신들과 직원들이 동원되어 착착착 진행되고 있을 그 시간....

일찌감치 목욕이라는 행사를 먼저 치룬 어르신이
맛나게 간식을 드시고
지난 새벽에 있었던 올림픽 경기들 재방송해 주던 TV 방송을 보는 사이....

어느 누가
조용히 그 어르신을 모시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.
물론 저는 잘 모르고 있다가
왠지 모를 커다란 그림자와 함께
어르신이 휴게실 소파에서 일어나
방에 가서 뭔가를 가지고 오시는 것만을 보았을 뿐이죠.

그런데 어느 순간....!
멋있게 세팅된 머리와 잘 정돈된 수염을 자랑하며 나타난 신부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.
바로 마이클 신부님이셨지요.

백마디 말보다 한빛 하는 따스한 눈빛만으로도
어르신은 신부님의 마음을 잘 헤아리시고 멋있게 정돈해주셨습니다.

아...
어떤 어르신이냐구요?
그야 당연히 지혜동의 송0돈 어르신이지용...

신부님께는 멋있다고 환호해드렸구욤....
어르신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최고라 했더니...
씨익~! 웃으며 "말시키지마라요." 하십니다.

왜인줄 아세요?
멋있게 정돈해드린 후
이미용실 뒷정리 하느라 쓸어담은 쓰레받이의 머리카락들이
안그래도 여름이라 너무 무더운 날씨로 켜놓은 선풍기 바람에
날려갈 수 있었거든요.

물론 날릴 수는 있지요.
그러나 목욕을 금방 끝냈던 어르신으로써는
다시 정리하기가 귀찮았던 것이지용.
그래서 집중에 집중을 하면서 쓰레기통에 정리하셨답니다.

물론 그 장소를 한번 더 봐드려야 했지만
나이가 들어서도 갖고 있는 기술과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
제공해주시는 멋있는 모습의 신부님과
전문가의 모습으로, 장인의 모습으로
멋있게 다듬어가던 어르신의 모습이야말로 멋쟁이가 아닐까요?

물론....
아실 분들은 다 아실 테지만 말입니당...
송 어르신은....
이시돌 요양원의 이발사입니다....

예전부터 함께 살아왔던 동료 어르신들은
어르신의 솜씨를 믿고 머리를 맡기지요.
때로는...
앞머리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도....
가끔은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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